피에타
이승하
세상의 하 많은 슬픔 가운데 하나
이제 막 숨 거둔 아들을 확인한
사지가 축 늘어진 아들을 껴안은
어머니의 슬픔
얼마나 아팠을까
머리칼을 쓸며 흘린 눈물이
저 바다의 넓이를 이룰 때까지
나의 피에타*는 완성되지 않을 것 같다
어디에 묻어주랴
가슴을 어루만지며 내쉰 한숨이
2000년 동안의 밤을 데려올 때까지
나의 피에타는 완성되지 않을 것만 같다
눈앞에서 스르르 눈감은 자식을 껴안은
어머니의 마음은
신의 아들이거나 사람의 아들이거나
가축이거나 들짐승이거나
다를 바가 있으랴
호흡을 멈춘 저 몸이
점점 식어가는 저 아이가
그대 눈앞에서 죽어 있는 것이
사랑스런 자식이로구나
그대의 하 불쌍한 새끼로구나
뱃속에서 키워
그대 살을 찢고 태어난 저 아이가
* 피에타(pietà):죽은 예수의 몸을 떠받치고 비탄에 잠긴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묘사한 미술적 주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이 특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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