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지나온 삶, 그리고 참된 행복어둠이 짙게 내린 깊은 밤, 푹신한 이불 속에서도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돌아보면 내가 태어나 살아온 반평생은 그야말로 거센 풍랑 속을 헤엄쳐 온 시간이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태어나 온 나라가 배고픔에 허덕이던 시절, 밥 한 술을 비우는 것이 하루의 가장 큰 숙제였던 날들이 있었다. 내가 지금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곳 제주 최남단 땅 역시, 여전히 아물지 않은 아픈 4·3의 흔적과 눈물이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역사의 한복판이다.그 참혹하고 가난했던 시절을 지나 우리는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다.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이 땅에서, 그리고 앞선 세대가 일구어놓은 든든한 바탕 위에서, 우리 전후 세대는 어느덧 배고픔을 잊고 사는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덤처럼 얻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