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스크랩] 제주올레에 대한 단상(斷想)

환희의정원 2012. 7. 26. 07:05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러한 사건이 예견되었다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 글은, 비판이나 다른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라 거듭나기 위한 제안임을 밝힌다.

 

올레길을 처음 만들어갈 무렵 - 초창기에, 지인을 통해 사단법인 제주올레에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었다.

올레길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 심리적인 부분, 안전에 대한 부분, 경관적인 부분 등

올레길을 걷는 사람의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코스를 디자인하는데에 있어서 심리학자, 경관분석 전문가, 피지컬 트레이너,

안전 전문가, 생태전문가, 도보여행자 등이 참여하여 종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전하였다.

그 가운데에서도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가장 크게 강조하였었다.

도보여행자가 어느 지점에서 어떤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전하였다.

 

뱀에게 물린 도보여행자가 도움을 청할 때,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전하였다.

"앞에 섬이 보이구요 돌담이 있고 소나무 숲이 있는 지점입니다."

아마 도움이 필요한 여행자가 할 수 있는 멘트일 것이다. 그러나 도움을 줄 사람은 알 수 없는 곳이다.

올레길을 걷는 도보여행자와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의 객관적 위치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전하였다.

 

올레코스가 겉으로는 자연스럽고 제주적이지만

그 밑에, 저변에 준비되어 있는 안전에 대한 문제는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고 전하였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관여하지 말라고 하였다.

 

지금이라도

제주올레에 대해서 원점에서 검토해보길 권하고 싶다.

코스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과 - 제주섬을 한바퀴 연결해야 한다는 조급한 생각

그러한 성과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설령 연결되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레길을 만드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이므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함께 준비되어야 하다는 점이다.

그 길에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고도의 계산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 도보여행자를 위한 길들이 생겨나고 있다.

제주 올레길이 좀 더 오래가고 유익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거듭남이 필요하지 않을까?

 

 

출처 : 엄부랑 - 즐겁고 행복한 생활
글쓴이 : 엄부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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