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글&음악[스크렙]

이 세상이 쓸쓸하여/도종환

환희의정원 2013. 10. 17. 04:14

 

 

 

 

이 세상이 쓸쓸하여 / 도종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물안개 /류시화

 

 


세월이 이따끔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