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방목/한기팔
영혼이 따뜻한 사람은
언제나 창가에
별을 두고 산다.
옛 유목민의 후예처럼
하늘의 거대한 풀밭에
별을 방목한다.
우리의 영혼은 외로우나
밤마다 별과 더불어
자신의 살아온 한 생을 이야기한다.
산마루에 걸린 구름은
나의 목동이다.
연못가에 나와 앉으면
물가를 찾아온 양 떼처럼
별들을 몰고 내려와
첨벙거리다 간다.
한기팔(1937~2024)
제주 서귀포 출생. 1975년 <심상>에 '원경' '꽃' '노을' 등이 박목월 시인 추천, 신인상에 당선하여 등단. 시집으로 <서귀포> <마라도> <별의 방목> <순비기꽃> <말과 침묵 사이> 등이 있고, 제주도문화상, 서귀포시민상, 제주문학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고인이된 한기팔 시인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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