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1월의 예찬

환희의정원 2023. 11. 1. 12:15

감귤 익어가는 서귀포 환희의정원
마당에서

글마당

숲속 나무들이
등허리를 허옇게 드러내는 11월
거리에는 이른 크리스마스트리

골목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누군가 뜨거운 차 한잔을 건넨다

졸고 있는 실파를 다듬는 할머니
많이 팔라 덕담을 건네준다

뒤늦게 자리 잡은 액세서리
하나둘 불을 밝혀 흥정을 부른다

어둠을 밝히는 저 크리스마스트리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 송가도

11월의 서른 밤을 건너지 못하면
당도할 수 없는 축제

두꺼운 외투를 벗고
손을 내밀고 싶은 11월

느린 걸음으로 달려오는
작은 것들의 소리를 기다려주는 11월

누군가를 이어주는
헐벗은 나와 악수하는 달

그의 앞에서는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임혜숙 / 시인·베이사이드

글마당 에서 펌글

https://youtu.be/Y9i_9OmZZVs?si=btoVvEjVF3Xwv4iO

석양
김익수&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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