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글&음악[스크렙]

옮겨온글/이름없는 슬픈 60대

환희의정원 2019. 9. 6. 23:26

이름 없는 슬픈 60대...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어린시절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엔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 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던시절...

 

학교 급식 빵을 배급 받고

19공 연탄 과 나무 뗄감 을 사용하며

어린시절 을 보낸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생일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 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가는날  리꾸사꾸 속에

사과2개 계란3개 사탕 1봉지중

사탕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위해

꼭 남겨와야 하는걸 이미 알았던 그시절에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본식민지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 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밥상 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할 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 과 행복사이 에서

말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이리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뭍힌 몽당 연필로 쓰다가..

단칸 방 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줄 알았으며,

무슨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사람은 빨갱이 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 에서 고무공 하나로

30명이 뛰어 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시대,6.25세대,4.19세대,

5.18세대,모래시대 세대...

자기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 붐 세대 혹은6.29 넥타이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 의 세대 였다.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 쥔 보따리 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을 배우고

 

혹시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 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요즘 노래 부르는 늙은세대들...

 

선배들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어느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나이드신 부모님의 생활비와 아이들을

위해 들어간

돈은 많고 다른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놓은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너무 나이든 사람들...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컴맹의 제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햇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세대.

 

나이드신 부모님 모시는 것을

당연 한것으로 생각해야하는

마지막세대이자,정작 자신들은 성장한 자식들과 떨어져

쓸쓸한 노후를 보냄을 받아드려야 하는 첫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 하기도 하고,

자녀들 과 같이 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미안해 하는세대,

 

부인의 목소리에 타협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는 세대

이제는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

 

60대는 이미건넜고,5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되지 않기위해

기를쓰다가,

 

늦은 밤 팔지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를....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는 이야기 할때

이름없던 세대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가진 기막힌 세대,

바로 이땅의 60대!!!

 

새마을 운동의 깃발아래

우리는 산업 역군,수출의 역군,중화학공업의 기수로서

청운의 꿈을 안고 이사회에 첫발을 내딛엇건만

고속 성장의 막차에 올라타게되어

이름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 이라고 부르는세대.

 

갈길은멀고 날은 저무는데

청춘을 이땅에 바친

잃어버린세대

 

슬픈 60대가 설 곳은 어드메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