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글&음악[스크렙]

빼앗긴 들 에도 봄은 오는가?

환희의정원 2019. 3. 3. 23:19

 

봄은 언제 오려나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 얼마나 처절하고도
가슴 아픈 절규였던가
그 쓰라린 아픔속에서
겨우겨우 봄은 찾아 왔건만

지나온 1백여년 동안
우리의 들녘에
진정한 봄은 몇 번이나 있었던가

해방의 기쁨을 맛보고
나라를 채 정비하기도 전에
6.25 참상을 당하고
자유를 사랑하는
수많은 나라들 도움으로
겨우 찾은 나라는
두 동강난 반쪽 덩어리...

서로 다른 사상으로 아직도
총칼을 겨누고 있는 불행한 민족
이같은 나라가 세상 어디에 또 있을꼬.

어찌어찌하여 새마을 운동으로
보릿고개 면하는가 했더니
그것도 시샘하여
위에 올린 왕들마다
모두 끌어내려 죽이거나
옥에 가두는 무지한 이들
내일 일을 알지 못한 채
간신배들의 꼭두각시 되어
사욕만 채우고 있구나.

양보도 배려도
용서도 사랑도 없는 각박한 민심에
어찌 존중함이 있을손가
양보해 주고 배려해 줌으로
나도 양보받고 배려를 받을진대
북돋워줌도 자존심을 세워줌도 없이
짓밟아 뭉개기만 하는구나.

탄핵이란 허울좋은 제도아래
끌어내린 것도 모자라
옥에서 죽기만을 바라고
전직 대통령 해놓은 일
허물어대기만 하니
아서라, 이후에 네가 설 자리
어디인가 하노라.

세월아 하 세월아
너 가는 수많은 길에
봄은 언제 찾아올거나

해처럼달처럼/차문환

옮겨온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끄을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 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웁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

혼자라도 기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리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을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잡혔나 보다
.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오고 있겠지요?

오는가 가는가?

가시돋힌 유카처럼?

'접근하지마세요'

꽃말처럼...

복사꽃 바람불어 꽃비내리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