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들꽃이면 좋겠다
시/이룻:이정님
네 옷에 붙은 검불을 털어줄 때
손끝에 묻어난 향기로 가을은 영글고
문신 툭툭 갈라진 상처 위에는
바람 몇 점 엎드려 있었지
멀리 가던 벌 나비들의 촉수가
가까스로 지난날을 더듬으면
한 폭의 구도 속으로
늦게 도착한 햇살은 수줍게 웃고
자꾸만 욱여 넣는 오후의
손가락 끝 마디 마디
결코 슬퍼서는 안 되는 너와
반드시 슬퍼야 하는 나는
이 가을
마주 피었다 함께 시들어도 좋을
들꽃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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